중학교 1학년 아니면 2학년 때였던거 같아요
장마철이어서 비가 정말 많이 내리던 날이었어요
집앞 독서실에 가서 공부를 했었어요
비가 많이와서 였는지 그날은 독서실에 공부하는 분들이 거의 없었어요
저와 건너편에 한분 정도 였던거 같아요
화장실에 다녀오는데 그분의 자리에 놓인 '파라소닉 카세트 플레이어' 가 보였어요
(당시 기억에 삼성,엘지것도 팔리던 때였지만 일본 제품을 더 선호하던 시기였었어요)
자리에 앉아 있는데 계속 생각이 났어요
그분 자리를 슬쩍 봤는데 안들어오는거 보니 멀리 간거 같았어요
그리고 저는 바로 집에 왔어요 제 가방에는 그 파라소닉 제품이 있었죠
맞아요 도둑질을 한거였어요 제 인생 처음으로 말이죠
계속해서 가슴이 쿵쾅거렸어요 죄를 지었으니 당연한거였죠
약2시간이 지났는데 대문에서 누군가 제 이름을 크게 불었어요
창문으로 쳐다보니 독서실 총무분이셨어요
저는 못들은척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문을 열어주셨고 두분은 한참을 얘기하셨어요
아버지가 저를 부르셨어요 그리고 얘기하셨어요 " 정말 니가 훔친거니? "
저는 아무말 하지 않았어요 아버지는 " 어서 가져오거라 "
저와 아버지는 그 총무분 앞으로 갔어요
총무분은 매우 격앙되어 있었어요 한번도 이런일이 없었던 독서실이라고 했어요
경찰서를 가자고 저를 잡아 끌었어요 아버지는 총무분을 달래시다가 무릎을 꾾고 한번만 봐달라고 고개를 숙이셨어요
그 모습을 보고 저는 눈물을 터뜨렸어요
총무분이 가시고 아버지는 저를 안아주셨어요 그리고 말씀하셨어요 "괜찮다 다음부터 안그러면 된다 다 내 잘못이다.."
1주일정도 지났을까요
제 방에 어떤 박스가 보였고 열어보니 '마이마이' 라는 제품이었어요
아버지가 없는 돈 털어서 결국 사주신거예요
저는 그날 많이 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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